친구

2007/09/02 12:00

[2007년 9월 1일 방송분]

영웅본색 같은 남성다운 분위기의 가사를 써달라는 성헌이 형의 부탁으로 한창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남성다움? 내가 그다지 외향적으로 남자답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 나온 가사는 친구에 관한 것이었다. 친구니까, 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용서되는, 믿을 수 있는 모든 것들. 그래서 이번 컨셉도 이에 맞춰서 "친구"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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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김범수 <친구라는 건>

수진이가 사준 박효신의 4집에 수록된 곡이다. 멜로디에서, 그리고 박효신과 김범수의 창법에서 기름기와 힘을 쏙 뺐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친구같은 이미지는 확실히 잡아냈다. 노래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친구들과 주점에서 술한잔 기울이던 기억속으로
파고드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나의 세상과 시간에 항상 들어와 있는 너, 혼자 있어도 가슴 뜨거운건 언제나 함께인 친구란 말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홍경민 <휴식같은 친구>

창수가 나에게 들려줬던 노래다.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이노래였다. "언젠지 난 어둔 밤길을 달려 불이 꺼진 너의 창문을 두드리고는 들어가 네 옆에 그냥 누워만 있었지" 들으면 혹시나 섬뜩할지도 모르겠다.
창수와 나도 그래, 이런 적은 없었지만(?)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고민이 있어서 무작정 친구를 불러서 술을 입에 털어 넣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친구는 아무말도 없다. 그저 듣고 있을뿐. 그냥 손 내밀어 닿을만한 저 앞에 있다는 것 만으로 고민의 무게는 절반이 되어 있다.

Willie Nelson <He was a friend of mine>

이 사람들도 뭐 친구긴 하다.
브로크백 마운튼이라는 곳에서 양치기를 하던 두 카우보이들. 둘빼고는 양밖에 없는 곳에서 결국 그들의 마음이 젖어들어갔던 곳은 다름아닌 상대방의 가슴속이었다. 영화를 보고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고, 친구라는 주제로 다루기엔 거북하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계실꺼다. 색안경은 벗고, 그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우리가 하는 우정이라는 것과 다를게 뭐가 있는가?
"He was a friend of mine"
수업이 반복되는 이 구절 하나만으로 굳건히 밀어대는 이곡, 반복학습의 강점(?)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정말 내 친구다. 그리고 그거면 됐다고 믿게 된다. 친구는.. 아무 이유도 없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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