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가수를 파헤쳐라!?

2007/09/23 13:57
[2007년 9월 22일 방송분]

  음악을 많이 듣는 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철학은 있었다. 남들이 듣지 않는 것을 듣자. 그것들이 전부 다른 것에 비해 양질의 음악이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름 남들이 잘 듣지 않는 음악을 찾아 듣고 알리는 일도 그다지 기분 나쁜 일은 아니었다. 사이버 가수들에 대한 관심 또한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의 사이버 가수 하면 아담 정도? 많이 알면 류시아까지. 그 뒤에 사이다, 그리고 디키라는 가수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가사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다루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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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키+김현성 <Between U and Me>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지만 한국 사이버 가수의 대열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디키. 본명은 다테 교코이고, 일본 사이버 여가수를 우리나라에서 수입했다. (혹은 일본 가수의 한국 진출이라고 불리울 수도) 어쨌든 일본 영화조차 개봉이 안되던 시점에서 일본 사이버 여가수가 한국에 데뷔한다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존 사이버 가수들과는 다르게 초호화 작사, 작곡가들로 구성된 앨범과 가수 김현성의 피처링. 관심을 한몸에 받을 수도 있었을 터인데, 디키가 한국에 들어온 때에는 이미 많은 한국 사이버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 또 잊혀지고 있던 시기. 디키 역시 그 흐름을 거스를 순 없었다.

류시아 <이세상에서 널 대신할 것은 없어>

  우리나라 사이버 여가수 1호. 아담에 이은 두번째 사이버 가수. 아담에 이어 정규 2집까지 낸 사이버 가수다. 가창력이나 음악성 보다는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활동을 하더니 이윽고 발매한 2집에서는 아예 보컬 목소리 자체가 들리지 않는 신기한 녹음본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3D로 제작하기에 여건이 부족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주 당당하게 2D 그래픽을 걸치고 나온 그녀. 판타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섹시컨셉으로 돌아왔지만 이미 그녀가 설자리는 없었다. 나같은 사람들이나 앨범 한 두장 샀을까?

아담 <Inside my world>

  우리나라 사이버 가수 1호. 당당하게 10만장을 넘긴 가수. 의류브랜드와 광고계약을 맺고, 텔레비전 광고에도 출연했다. 가요톱텐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10위권 내에까지 진입하는 쾌거를 보였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 그래픽은 실로 어줍짢기 그지 없지만 그당시에는 놀랄 만한 사건이었다. 덕분에 캐릭터 상품 등 아담은 다른 사이버 가수들이 걸어갈 수 있는 길도 마련해주는 한편 스스로도 경제적으로 부유해질 수 있었다. 특히 타이틀 곡 <세상엔 없는 사랑>은 특유의 고음처리가 매력적인 락발라드를 표방했는데, 당시 고교생들의 고음 올리기 도전 시류에 큰 이바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아담은 잘 몰라도 노래방에서 이노래 한번쯤은 꼭 불러내야 속이 시원했으니까. 후속곡인 <할 수 있다면>은 텔레비전 광고음악으로 사용되면서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최강희를 스타덤에 올려놓기도 했다.
  사이버가수로는 또 다시 최초로 2집까지 발매했으며, 실제 아담의 목소리의 주인공인 제로는 한국와 일본 양국에서 가수로 데뷔해 현재는 아담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

2007/09/16 12:00

[2007년 9월 15일 방송분]

아빠, 엄마 중 누가 좋으니? 유행을 타지 않는 유일한 질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 이별이 90퍼센트 이상인 대중가요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어머니들께는 죄송한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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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bble Sisters <아버지>

Nanda(서승희)씨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직접 작사한 곡이라고 한다. "머리 위에 하얀 눈이..."같은 상투적인 표현이 그저 상투적이지 만은 않게 들리는 이유도 "아버지, 함께 해요"라는 간지러운 말도 간지럽지 않은 이유도 모든게 아버지를 향해 부르는 노래이기 때문이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 아버지가 작아지고 내가 커졌음을 느낄 때의 그 죄책감과 미안함을 절절히 느끼게 해주는 곡이다.

H.O.T. <H.O.T.(House of Trust : 아빠, 사랑해요)>

서태지와 아이들이 <Come Back Home>이라는 곡으로 가출한 아이들을 불러들였다면
H.O.T.는 이 노래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IMF사태 이후 실직이 넘쳐나던 시절 아버지들에게 힘내라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곡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멈추지 않는 브레이크처럼 대중에 비해 너무 많이 앞서 가 부모님 세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진 못했는지 모르겠지만 H.O.T.는 확실히 그런면에서라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물론 가수의 역할이 꼭 그렇게 광범위해질 필욘 없겠지만, 시대를 휘어잡는 그룹은 언제나 있어왔듯이, 그들은 최소한 이런 노래 하나쯤 내줘야 한다.

Paul Anka <Papa>

팝송에 대한 식견이 너무 좁다. 아버지에 대한 곡을 찾는대로 몇시간을 인터넷을 헤메다 이 곡을 만났다. 사실 처음 들어본 가수 Paul Anka그리고 이 <Papa>라는 곡. 신기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마이 파더>에서 다니엘 헤니가 부른 <다이애나>라는 곡이 이분의 가장 유명한 곡이라고 한다. 기사 상으로는 작년즈음 내한공연까지 오는 등 아직 활발한 활동을 하는 가수라고 하는데. 노래를 들으면서는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아 감흥이 없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마 가사를 해석하면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누를 수 없었다.
(확실히 늙긴 늙었는지 나 요즘 너무 감정이입이 잘 된다.)
"I could tell that mama wasn't well. Papa knew and deep down so did she.
When she died, papa broke down and cried. All he said was "God, why not take me?""

친구

2007/09/02 12:00

[2007년 9월 1일 방송분]

영웅본색 같은 남성다운 분위기의 가사를 써달라는 성헌이 형의 부탁으로 한창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남성다움? 내가 그다지 외향적으로 남자답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결국 나온 가사는 친구에 관한 것이었다. 친구니까, 그저 친구라는 이름으로 용서되는, 믿을 수 있는 모든 것들. 그래서 이번 컨셉도 이에 맞춰서 "친구"로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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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김범수 <친구라는 건>

수진이가 사준 박효신의 4집에 수록된 곡이다. 멜로디에서, 그리고 박효신과 김범수의 창법에서 기름기와 힘을 쏙 뺐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친구같은 이미지는 확실히 잡아냈다. 노래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친구들과 주점에서 술한잔 기울이던 기억속으로
파고드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나의 세상과 시간에 항상 들어와 있는 너, 혼자 있어도 가슴 뜨거운건 언제나 함께인 친구란 말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홍경민 <휴식같은 친구>

창수가 나에게 들려줬던 노래다.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이노래였다. "언젠지 난 어둔 밤길을 달려 불이 꺼진 너의 창문을 두드리고는 들어가 네 옆에 그냥 누워만 있었지" 들으면 혹시나 섬뜩할지도 모르겠다.
창수와 나도 그래, 이런 적은 없었지만(?)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고민이 있어서 무작정 친구를 불러서 술을 입에 털어 넣던 기억을 떠올려보라. 친구는 아무말도 없다. 그저 듣고 있을뿐. 그냥 손 내밀어 닿을만한 저 앞에 있다는 것 만으로 고민의 무게는 절반이 되어 있다.

Willie Nelson <He was a friend of mine>

이 사람들도 뭐 친구긴 하다.
브로크백 마운튼이라는 곳에서 양치기를 하던 두 카우보이들. 둘빼고는 양밖에 없는 곳에서 결국 그들의 마음이 젖어들어갔던 곳은 다름아닌 상대방의 가슴속이었다. 영화를 보고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고, 친구라는 주제로 다루기엔 거북하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계실꺼다. 색안경은 벗고, 그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자. 우리가 하는 우정이라는 것과 다를게 뭐가 있는가?
"He was a friend of mine"
수업이 반복되는 이 구절 하나만으로 굳건히 밀어대는 이곡, 반복학습의 강점(?)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정말 내 친구다. 그리고 그거면 됐다고 믿게 된다. 친구는.. 아무 이유도 없는 거니까.

사랑에 대한 정의 작렬

2007/08/26 12:00

[2007년 8월 25일 방송분]

사실, S.PAPA의 <사랑은..>이라는 곡을 소개해주기 위한 코너를 마련하면서 아예 주제를 정하다 보니 "사랑에 대한 정의 작렬"이라는 주제가 만들어 졌다. 우리가 듣는 대중가요의 거의 90퍼센트가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고 있으니, 이번 주제에 대한 선곡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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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PA <사랑은..>

성헌이 형과 작업하면서 받았던 주문이 매번 반복되는 "다라라~"라는 멜로디에 모두
"사랑은.."이라는 가사를 깐다고 전제하고 작사해보라는 것이었다. 습작노트를 뒤져서(그때까지만 해도 습작노트 파일이 나에게 있었다!) 그 무수한 곡들에서 사랑에 대한 정의란 정의는 다 뽑아서 이 곡을 완성했다.
여전히 1절 앞부분에 "느낌"이라는 단어는 내가 원래 사용했던 "세포"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고 혼자서 생각하지만.. 어쨌든 성헌의 형의 감성이 참 거칠게 잘 묻어난 곡이고 탁재훈 씨가 거칠게 잘 부른 곡이다.
아직도 가끔 놀라는 일이지만..
"곱게 말린 장미꽃 한다발처럼, 이대로 처음 느낌 난 간직하고 싶죠. 하루 하루 붉어질 수록 짙어지는 향기 처럼만"
...이부분은 나를 소름돋게 한다.

7DAYZ&WANTED <사랑이란..>

초겨울 즈음 집으로 돌아와서 아랫목에 혹은 침대 위에 쏙 들어가서 발을 마구 비빌 때의 그 느낌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DJ누님께서는 그 기분을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시지 못했지만.. 허허 사랑은 마치 그런 기분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곡이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지난 사랑의 아픔이 있었는지 조차 잊을 만큼의 그 달콤한 사랑 여행의 첫걸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Whitney Houston <Greatest love of all>

약간 방향을 틀었다.
사랑, 사랑, 사랑.. 우리나라에서는 솔직히 공익앨범(?)에서나 가능한일이 미국에서는 이렇게 쉽게 가능하다는 사실에 내심 부럽기도 하고 그랬다. 진정 사랑은 나 자신을 믿어가는 것.. 그리고 자라는 아이들이 사랑을 볼 수 있게 우리가 그들을 사랑으로 길러내야 한다는 것.. 거기에 Whitney Houston의 목소리가 합쳐져서 의미는 더 깊어진다.

무제

2007/08/19 12:00

[2007년 8월 18일 방송분]

컨셉없는 방송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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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혁 <지지않는 태양>

박귀영PD가 작사가라는 면모를 보여줄만한 게 필요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장우혁 1집을 선택했다. 처음으로 회사에서 작업을 벗어나서 해당 가수와 나름의 의논(?)을 해가면서 작업했던 곡.

Michael Buble <I'm your Man>

호주에서 친했던 친구가 소개해준 가수다. 처음에 그의 공연실황 비디오를 봤을 때는 뭐 저렇게 느끼하냐고 싫다고 했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자꾸만 귀에 맴돌던 그 걸쭉한 목소리 때문에 앨범 전체를 사버리게 됐다. 들으면 들을수록 나같은 막귀를 위한 앨범 같은..
그러니까, 음악에 대한 조예가 없는 사람을 조용히 중독시키는 그런 능력을 가진 목소리, 가수.

시작

2007/08/12 12:00

[2007년 8월 11일 방송분]

처음 방문한 대구MBC, 처음으로 들어가본 라디오 스튜디오, 첫 방송. 모든게 "시작" 혹은 "처음" 이라는 것들과 연관이 되는 것 같아서 선곡이 조금 우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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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PA <참 다행이야>

내 이름을 달고 처음 나온 앨범이자, 운좋게도 처음으로 맡게된 타이틀 곡. 당시에는 반응을 잘 알수 없었는데 오히려 친구들이 반응이 나름 좋았다며 칭찬해주었다. 가슴 한켠에 숨기고 있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긁어내서 이렇게 앨범을 낸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일이었지만.. 실력이 부족한 이태건에게는 항상 따라나닐 첫 앨범, 첫 타이틀 곡..

H.O.T. <We are the future>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레볼루션"이라는 그룹을 만들었다. 소위 말하는 밴드같이 함께 모여 연주하고 곡을 부르는 그룹이 될 수 없었던 것은 다들 공부 하느라 바쁜(?)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악기를 제대로 다루는 아이들이 없어서 다들 가사만 쓰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우리가 지향(?)했던 가사.. 젊은 객기에 세상을 바꿔보겠노라며 희망과 평화(?)에 대한 가사들을 뱉어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여전히 가슴한켠에 그런 생각이 숨어 들어 있는것 같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보다 한단계 앞서있는 사람, 희망, 평화에 대한 가사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어쨌든,
내가 처음으로 작사했던 그 곡, 잘 기억은 안나지만 H.O.T.의 <We are the future>라는 곡 처럼 상당히 메세지가 강한 곡이었는데.. 허허.

Tom Jones <Help Yourself>

앞으로 좀 힘들어질 것 같았던 이유는 세곡 중 한곡은 웬만하면 팝송으로 가자는 박귀영PD의 말 때문. 가요도 폭 넓게 듣는 편은 아니지만 팝송은 더더욱 아니었다. Westlife나 Michael Buble, N'sync, Britney Spears 정도의 대중적인 가수들이 전부였는데.. Tom Jones라는 사람도 사실 몰랐었드랬다.
호주에서 생활할 때 "투이스 뉴"라는 맥주 광고를 티비에서 하곤 했는데 언젠가 광고 컨셉이 바뀌어 맥주를 들고 신나게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과 바람풍선(?)이 휘날리는 배경에 어떤 음악이 펼쳐지고 있었다. 기억에 남는 거라곤 Just help yourself~ 라던 가사말과 가수의 힘있는 목소리 뿐. 그래서 투이스 뉴 제품 홈페이지에 들어가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냈드랬다. 광고에 삽입된 BGM이 너무 좋은데 가수와 앨범을 알 수 있겠느냐고.
다행스럽게 바로 다음날 친절한 답장이 왔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인터넷으로 앨범을 구매했다. 그 사람이 바로 Tom Jones라는 그 유명한, 하지만 나는 몰랐던 가수였고 그렇게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이 사람의 매력은 어떤 노래를 불러도 힘있는 목소리로 제압할 수 있는 자신감이 아닐까.